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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으로 보는 세상/중국

옛 숨결이 살아 숨쉬는 핑야오 (平遥) 의 골목들

by 영국사는 크리스 2016. 3. 17.

처음 신랑이 핑야오 여행을 가자고 했을때 내키지 않았었다.

주변이 탄광촌으로 둘러쌓여...  여행 사진만 보아도 뽀얀 먼지가 잔뜩 휘날리는 도시

거기다 북경에서 비행기로 이동해서

비행기에서 내린 뒤에는 두시간이나 차로 들어가야 하는곳..


나와 신랑 뿐이라면 어디든 상관이 없지만

북경에 처음 도착한지 이틀만에 무서울 정도로 아토피가 올라와 한동안 고생을 하고, 

내가 수분공급에 조금이라도 소홀히 하면 아토피가 재발을 하는터라

공기가 나쁘거나 건조한 곳은 되도록이면 피하고 싶었다.

 

하지만... 꼭~~ 가야 한다는 신랑의 협박과 회유에 못 이기는척 가보기로 했다.  

2박 3일 죽은듯 다녀오자 하는 생각에 올랐던 핑야오 여행

하지만 ...  

그곳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모든 생각이 변했다. 

 

예상 했던것 보다도 낡고, 지저분하고 ...허물어지고... 

그러나 평화로운 곳.

그들이 지켜낸 오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곳

그래서 부럽기까지 한곳..

 

2박 3일이 너무도 짧게 느껴지던 ...핑야오.

중국 문화를 소개하는 투어팀과 함께 하던 여행이라 성내와 성벽 소개를 받고 

오전과 오후에 두번의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그 시간에 우리 가족은 

다른 팀들과 헤어져 꼬불꼬불 이리저리 뻗어있는 핑야오의 골목길을 헤집고 다녔다.


걷기도 하고..인력거도 타보고...

아침 식사전에 잠시 나와서 바라본 골목길...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일반차량과  진입 금지이고...

짐을 옮겨주는 골프장 차량은 늦은 밤부터 이른 아침까지로 사용시간이 정해져 있다.

사람이 많이 다니는 시간에는 자전거와 인력거..등만이 성안에 남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관광객들은 되도록 짐차가 성밖으로 짐을 실어다 줄 수 있는 이른 오전에 이곳을 벗어난다.


중앙로에서 떨어진 골목.

핑야오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차가 떡하니 버티고 있다.

차량이 통제되기 전에 상점에 물건을 배달하러온 차량이다.


가정집들은 여전히 석탄을 사용하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석탄을 볼 수 있었다.

겨울아침이면 당번이 배급 받아와 교실 난로를 피우던 학창시절이 떠오른다.


불을 피우기도 어렵고, 점심시간 이후부터는 조금씩 사라져 가는 불씨로 인해 썰렁해 지는 교실~

중학교 3학년때 석탄이 모자라서 교실이 춥다는 소리를 하자

아버지께서는 목수일을 하시던 친구분께 부탁하여 버리는 나무들과 톱밥을 얻어다 주시곤 했었다.

덕분에 우리반은 더워서 죽겠다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며 한겨울을 날 수 있었다.


아침 배달을 받고..장사 준비를 하고있는 과일, 채소 가게의 모습.

이리저리 나뒹구는것 같지만 ..나름 질서있게 정리되어있다.



골목 저만치에서 아침식사를 준비하는 손길..


어린 시절을 기억나게 해 주는 또 하나의 풍경...

좁은 공간에 삐걱이는 의자 몇개..그리고 바리깡이라 불리던 이발기구를 사용하는 이발관.

동네 아저씨들이 모여서 세상사는 이야기를 하던 곳 이기도 했다.


영화에서나 마주칠것 같은 풍경들이 쉴새없이 펼쳐지는 곳

카메라에서 눈을 떼기가 어려운 곳이다.




혼자 이리저리 뛰놀다 여행객을 보고 수줍어 하던 꼬마.

사진 찍어도 되느냐 물음에 고개는 끄덕이면서도 한걸음 두걸음 뒤로 물러선다.

아이의 엄마는 .. 울 꼬멩이와 같이 찍고 싶다고 하는데 

두아이 모두 쑥쓰러워만 할뿐 다가가지 않는다.


둘이만 풀어 놓으면 금새 친구가 되어 뛰어놀것이 분명하지만

어른들이 부추기는 상황은 어색하기만 한 것이다.  


중앙로 쪽으로 다가갈수록 관광상품이 눈에 띈다.

어린 아가씨들이 하루종일 앉아서 만드는 저 부적들은 관광객들에게 헐값에 팔려나간다.


수많은 관광객들이 자기 앞을 지나치는데  관심 없다는 듯 독서삼매경에 빠진 아저씨...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 보다는 저런 사람들의 차를 이용하고 싶어진다.


중앙로를 벗어나..이제 성벽으로 올라가는 탑 아래에 섰다.

높은 건물이 없는 핑야오 고성은 ..성벽에서 바라볼때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그 성벽 이야기는...다음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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